미학&예술학

미의 사회적 구성: 미디어가 정의하는 아름다움

onde-sa 2025. 3. 7. 23:30

미의 사회적 구성: 미디어가 정의하는 아름다움

 

1. 미의 개념과 사회적 구성

 

‘아름다움’이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각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구성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비례와 조화’를 미의 핵심 요소로 여겼고, 이러한 개념은 르네상스 시대 미술과 건축에서도 계속 강조되었다. 반면 동양에서는 조화와 균형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움과 무위(無爲) 같은 철학적 개념이 미적 감각을 형성했다. 이를테면, 일본의 ‘와비사비(侘寂)’ 미학은 불완전함과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사회적 맥락에서 보면, 미의 기준은 단순한 감각적 인식이 아니라 특정한 문화적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다. 예를 들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는 창백한 피부와 가느다란 허리가 여성미의 기준이었으며, 이는 신분과 부를 상징하는 요소였다. 당시 여성들은 코르셋을 착용해 허리를 극단적으로 가늘게 만들었으며, 창백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야외 활동을 자제했다. 이러한 미의 기준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계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날씬한 몸매와 탄력 있는 피부가 건강과 젊음의 상징으로 간주되며, 이러한 기준이 글로벌하게 통용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헬스케어 산업과 미디어가 결합하여 만들어낸 사회적 기준이다. 결국, 미의 기준은 시대와 사회적 배경에 따라 변화하며, 개인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신의 미적 감각을 형성해 간다.

 

예시:

고대 그리스: 조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대칭과 비례가 중요한 미적 요소로 여겨짐.

중세 유럽: 종교적 신앙이 강했기 때문에 아름다움의 기준이 성스러움과 연결됨.

현대: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날씬한 몸매와 특정 얼굴형이 미의 기준으로 자리 잡음.

 

 

 

2. 미디어의 역할: 아름다움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도구

 

과거에는 미의 기준이 지역적이거나 특정 문화에 한정되었지만, 현대에는 미디어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미의 기준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다. TV, 영화, 패션 잡지, 광고뿐만 아니라, SNS와 유튜브 같은 디지털 미디어는 특정한 미적 트렌드를 빠르게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1950년대에는 헐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의 곡선미가 아름다움의 상징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처럼 마른 체형이 미의 기준이 되었다. 이는 패션 브랜드와 미디어가 이러한 이미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대에는 ‘인스타그램 얼굴(Instagram Fac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는데, 이는 높은 광대뼈, 또렷한 턱선, 크고 깊은 눈매와 같은 특징을 가진 얼굴형을 이상적인 미로 만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시:

1950년대: 곡선미를 강조한 마릴린 먼로 스타일이 대세.

1990년대: ‘Heroin Chic’ 트렌드로 인해 매우 마른 체형이 선호됨.

현대: SNS의 필터와 성형 기술로 인해 특정 얼굴형이 이상적인 미로 자리 잡음.

 

 

 

3. 미디어가 조작하는 미의 기준

 

미디어는 현실과 동떨어진 미의 기준을 조장하기도 한다. 이는 특히 광고와 영화 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잡지 화보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포토샵을 통해 피부 톤이 보정되고 몸매가 수정된다. 이러한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사람들은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을 내면화하게 된다.

SNS 또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긴다. 인플루언서들은 필터와 보정 앱을 사용해 자신의 외모를 이상적으로 꾸미며, 이러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외모에 대한 불만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성형수술을 고려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시:

포토샵 보정: 패션 잡지의 모델 사진이 비현실적으로 수정됨.

SNS 필터: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특정 필터가 미의 기준을 형성함.

광고 속 이미지: 다이어트 제품 광고에서 극단적인 몸매 변화를 보여줌.

 

 

 

4. 미디어가 강요하는 미적 획일성과 그 한계

 

미디어가 설정하는 미의 기준은 대체로 획일적이며, 특정한 외모만을 이상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밝은 피부와 작은 얼굴, 높은 콧대, 날렵한 턱선을 미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는 K-뷰티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있으며, 화장품 광고와 성형외과의 마케팅이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획일적인 미의 기준은 다양한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은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거부하고, 모든 체형과 외모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예시:

K-뷰티: 하얀 피부와 작은 얼굴을 강조하는 미의 기준.

바디 포지티브 운동: 다양한 체형을 인정하는 사회적 흐름.

헐리우드의 변화: 과거 백인 중심의 캐스팅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

 

 

5. 미디어와 미의 다양성: 새로운 가능성

 

최근에는 미디어가 점차 다양한 미의 기준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다양한 체형과 피부색을 가진 모델을 기용하고 있으며, SNS에서는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모델을 런웨이에 세우며 기존의 미적 기준을 확장했다. 또한, 뷰티 산업에서도 다양한 인종과 피부 톤을 고려한 제품이 출시되며, 보다 포괄적인 미적 기준을 형성하고 있다.

 

예시:

패션 브랜드의 변화: 다양한 체형의 모델을 기용.

뷰티 산업의 변화: 다양한 피부색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 출시.

SNS의 긍정적 역할: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콘텐츠 증가.

 

 

 

미의 기준은 시대와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화하며, 미디어는 이를 형성하고 확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디어가 조작한 미의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 사람들에게 외모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기존의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는 미디어가 더욱 개방적이고 다양한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며, 개인 또한 미디어가 제시하는 미의 기준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