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영감에 대한 신화와 현실: 창작은 꼭 영감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예술을 떠올릴 때 흔히 ‘영감’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는 순간적 깨달음, 무언가에 감동받아 단번에 붓을 들거나 악보를 그리는 장면은 대중매체나 예술가의 전기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영감 중심의 창작 이미지에는 한 가지 맹점이 존재한다. 과연 창작은 언제나 영감에서 출발해야만 할까? 예술가가 무언가를 느끼지 못하는 날, 즉 ‘영감이 고갈된 날’에는 창작이 불가능한 것일까? 많은 예술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인식에 반기를 든다. 작곡가 바흐는 일정한 시간에 반복해서 작곡을 했고, 화가 호크니는 매일 아침 동일한 장소에서 드로잉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이들은 ‘영감 없이도’ 작품을 만들었고, 이 반복..